2020년 1월부터 불기 시작한 코로나 광풍은 2020년 한해 전 세계 관광객을 87%나 감소시켰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델타 변이, 람다 변이등 변종의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20년 물리적 거리 두기를 잘 하던 우리 국민들도 이제는 지쳤는지, 주말에 시골의 산사에 가보면, 바람쐬러 온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문화 공연은 거의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실내인 박물관도 방역 지침이 매우 확실히 지켜지고 있다. 그러면 어디를 가야 할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사람들과의 호흡 공간을 공유하는 실내를 나와, 딱 트인
야외 사찰을 많이 찾고 있다. 최근 필자는 예산 수덕사를 다녀 온적이 있다. 국보 49호인 대웅전을 보고 싶기도 했지만, 산속에서 소나무 냄새를 맡고 싶은 본능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허망하게 무너졌다. 주차장부터 꽉 차있어, 느낌이 불길하더니 식당가를 지나, 수덕사 매표소에 가니 긴 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죽 답답했으면 이리 많은 사람들이 산사를 찾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요즘 관광은 한류니, 공연이니 하여, 국가 브랜드 높이는 대중 문화에 집중되어 있지, 한국 전통의 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장소 마케팅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문화관광이란 무엇인가? 2007년 세계 관광기구(UNWTO) 전체 총회에서 채택된 문화관광(Cultural tourism)의 정의는 “관광객이 관광 목적지에서 유형, 무형의 관광 매력과 상품을 소비하고, 체험하고, 발견하고, 배우는 것이 기본적인 동기인, 관광의 한 형태”로 설명하고 있다.
지금 한국의 문화 관광 정책은 세계 관광기구 정의에 충실하게 이행되고 있는 것일까? 한국은 찾는 외래 관광객중 문화 관광객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홍콩 폴리텍 대학교 Bob McKercher 교수는, 2002년 한 연구 논문에서, 문화 관광객을 5가지로 상세하게 분류하고 있다.
높은 집중력과 깊은 체험을 원하는 목적형 문화관광객(Purposeful Cultural tourist), 집중력은 높지만, 낮은 체험을 윈하는 주유형 문화 관광객(Sightseeing cultural tourist), 적당한 집중력과 낮은 체험을 원하는 일상적 문화관광객(Casual cultural tourist), 낮은 집중력과 낮은 체험을 하는 우발적 문화 관광객(Incidental cultural tourist),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중력은 낮지만 체험을 중시하는 뜻밖의 문화관광객(Serendipitous cultural tourist) 등 5가지 관광객 유형이 그것이다.
요즘 집에서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모처럼 야외로 나와 사찰과 같은 옥외 문화재를 탐방하는 것은 5번째 뜻밖의 문화 관광객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20년 만에 찾은 공주 송산리 무령왕릉 등 고분군 방문때에도 똑 같은 것을 느꼈다.
실내 모임이 거부되는 현재의 코로나 상황에서, 전국에 산재한, 산에 , 들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 되돌아 보기 운동이라도 하면 어떨까?
필자는 작년부터 사람이 없는 곳을 자주 찾다보니, 우연하게도, 가톨릭 순교터를 많이 찾게 된다. 당진의 김대건 신부 탄생지 솔뫼 성지, 제 5대 조선 교구장 다불뤼 주교가 머물다 순교한, 당진 신리 성지, 그리고, 조선 박해시대때 신자들이 숨어 살던, 천안 성거산 해발 500m에 위치한 성거산 성지들을 방문할 때면, 방문객도 거의 없고, 공기도 너무 상쾌하여 코로나 우울증이 저절로 사라진다.
관광 마케팅 전문 기관에서는, 사람들이 편하게 숨 쉴수 있는 전국의 야외 문화재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계절별로 추천하는 일을 해주면 어떨까?
그전에 해야 할 일은, 문화 관광에 대한 재정의와 문화 관광객 형태 분석을 통한 분류를 통하여, 맞춤형 관광지를 인공지능(AI)기술을 통하여 추천 해준다면 많은 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전국의 야외 문화재를 찾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관광/마이스 칼럼니스트 장태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