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최고의 영적 관광; 참선과 템플 스테이를 논하다.

불교가 한국 관광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시피 하다. 사진:국보 제49호 수덕사 대웅전/ 장태순

요즘 한국의 문화재가 유네스코(UNESCO) 세계 문화 유산에 빈번히 등재되고 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세계 유산은 석굴암, 불국사 등 14건, 인류 무형자산은 종묘제례 등 20건, 기록 유산은 훈민정음 등 16건이다. 이들은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세계에 알리는데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한민국의 국가 지정 문화재 중, 국보는 52% (348건중 181건), 보물은 58% (2,235건중 1,291건)가 불교 문화재로 불교가 한국 역사 문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 그러나 이보다 더 위대하고 큰 것은 정신 문화 영역인 한국의 선 불교 및 참선(參禪)의 우수성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불교 사찰에서는 음력 10월 보름부터 정월 보름까지와 4월 보름부터 7월 보름까지 일 년에 두 차례, 동안거(冬安居) 와 하안거(夏安居)라 해서 각각 3 개월씩 일정한 곳에 머물며 바깥 출입을 삼가고 수행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국의 사찰 음식은 육식을 금한다. 그리고 먹을 만큼만 공양 받아서 마지막 물로 발우를 헹궈 다 마셔야 한다. 이것을 발우 공양(鉢盂供養)이라고 하며, 수행의 일환이라고 한국 불교계에서는 말하고 있다.

한국의 선불교에서 행해지는 하안거, 동안거는 새벽 3시에 기상하여, 가부좌를 틀고 묵상하는 좌선(坐禪)과, 졸음이나 피로한 심신을 풀기 위해 일정 시간 마다, 느린 걸음으로 걷는 포행(布行)을 번갈아 가면서 하다가,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든다. 이러한 하루의 일과를 살펴보면, 장엄(莊嚴), 그 자체이다.

필자는 가톨릭 신자이지만, 불교 스님들이 하는 하안거, 동안거는 고요한 집중의 시간으로 ‘이렇게 멋진 정신문화가 또 있을까?’ 늘 감탄하곤 한다. 매년 전국의 100여개 선원(禪院)에서, 2,000여 명이 참가하는 참선이야 말로, 한국 최고의 정신 문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를 영상물로 치밀하게 잘 준비해서 유네스코의 무형 문화재에 등록한다면, 전 세계인들에게도 깊은 감흥을 줄 것이고 한국의 정신 문화 선양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중단된 곳이 많으나, 한국의 참선을 간단히 체험하기 위하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템플 스테이(Temple stay)라는 1박2일 좌선 및 불교 음식 체험 프로그램이 전국 주요 사찰에서 행해지고 있다.

템플 스테이는 사찰에 머물면서 불교 문화 또는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일이며, 2002년 한일 FIFA 월드컵 때 동 행사 참가 외국인들에게 사찰을 개방시켜 숙박할 수 있게 한 데서 출발하였다.

필자가 2001년 중앙의 관광 마케팅 기관에서 구미팀장으로 일할 때, 화계사 소속의 미국인 무심스님과 함께 50여명의 구미주 외교 사절을 대상으로 조계사 선방에서 참선 지도 프로그램과, 발우공양 체험 행사를 개최하였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던 기억이 있다.

2017- 2019년 사이의 통계를 보면 탬플 스테이에 참가한 내국인은 매년 평균 4만-5만명 사이이고, 외국인도 매년 7만-8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 되었다. 이는 의미있는 숫자이고, 앞으로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숭산 대선사의 수많은 외국인 제자들이 국내외 선 센터서 정진하고 있다. 이들과 협력하여 외국인 일반 대중에게 맞는 참선 프로그램을 만들어 외국인들에게도 선보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영적 관광(Spiritual tourism)으로 홍보한다면, 코로나가 잠잠해지는 시기 쯤 힐링의 필요성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급증할 것이다.

영어가 능숙한 한국 사찰에서 정진 중인 외국인 스님들이 지도법사로 도와주고, 한국 관광공사에서 템플 스테이 매뉴얼을 만들고, 각종 용어의 영어 작업을 거쳐 영적 관광 상품으로 다시 선 보인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최고 품질 관광의 하나로 대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한국 불교 국제화는 송광사 구산 스님이나, 화계사 숭산 스님이 주도한 바 있으나, 이젠 그 명백이 끊어지고 숭산 스님이 만든 32개국 120여 개의 홍법원에서 5만여명 외국인 제자들에 의해서 한국의 선 불교가 전 세계에서 참선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은 전국의 사찰에서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템플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으나, 전체 프로그램은 표준화하여 실시하되, 각 사찰의 독특한 내용을 포함한다면 좋을 듯하다.

With Corona 시대에 산과 숲속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는, 선승들과 함께하는, 참선 체험 템플 스테이는 일반인들에게 정신적 활력을 심어 줄 것이다.

평상시의 마음이 곧 도(平常心是道)라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모든 고통과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해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관광.마이스 칼럼니스트 장 태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