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여행지 속초? 뻔뻔(fun fun)한 속초!
강원도 속초에는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 설악산과 동해가 있다. 그야말로 뻔한 여행지라는 말이다. 누구나 뻔하다고 생각하는 여행지 속초의 진면목을 깨닫게 된다면 뻔함은 펀(Fun)함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바이마을의 갯배, 동해바다와 설악산 그리고 그림 같은 석호(潟湖)가 여행자에게 제공하는 독특하고 재밌는 여러 콘텐츠들은 속초 여행을 더 즐겁게 해준다. 연일 이어지는 강우로 진저리가 난다면 가슴 속 깊이 뻥 뚫리는 낭만을 찾아 가족과 함께, 당연히 이번 주말여행의 목적지는 역시 속초.
속초가 전하는 다양하고 즐거운 아이템
56번 도로의 꼬불꼬불한 길을 지나 긴 미시령 터널을 만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속초에 들어섰다는 생각에 마음이 먹먹해진다. 짙푸른 동해바다와 장쾌하게 펼쳐질 설악의 형세가 떠올라서다. 어린 시절부터 참 많이도 다녀본 여행지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속초만큼 여름 피서지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곳이 또 있을까?
미시령 터널을 지나자마자 오른편으로 마치 부채와 같이 쫙 펴져있는 울산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잠시 휴게소에 들러보니 그 꼬불꼬불한 도로에서 저마다 차를 세우고 속초의 공기를 맘껏 들이마시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소금기 머금은 동해바다의 청해한 공기와 깊은 산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상쾌한 공기가 만나 오장육부까지 씻어지는 느낌이다.
속초에서의 첫 번째 목적지는 영금정으로 정했다. 해변가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의 소리가 마치 가야금 소리 같다고 해서 영금정이라 이름 붙여진 바위를 보기 위해서다. 물론 그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동명항 방파제 앞에 영금정이 보인다. 영금정이라는 말 때문에 사람들은 대부분 바위 위 정자를 영금정이라 생각하지만 그 밑에 커다란 바위가 영금정이다. 계단을 올라 짧은 구름다리를 지나면 산속에 숨어있는 조그만 암자와 같은 형태의 정자가 바다 위에 서 있다.
참으로 낯선 광경이다. 마치 물 속 신선들의 정자인 듯 하다.
아쉽게도 영금정 간판에는 이제 가야금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쓰여있다. 일제 시대 인위적인 방파제 조성으로 예전과 같은 파도소리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란다. 일제가 우리에게서 앗아간 소중한 과거의 유물이 또 하나 늘어난 셈이다. 이래놓고 독도를 방문해보겠다고 그 쇼를 하고 있으니.
긴 방파제를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빨간 등대도 인상적이다. 한적한 방파제를 걷는 동안 끝없이 펼쳐진 동해 바다와 밀려드는 파도는 보든 이를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만든다. ‘나 잡아봐라’를 언뜻 외치고 싶어지게 하는 그런 바다다.
설악을 오를까 잠시 고민하다 두 번째 목적지로 아바이 마을을 찾았다. 동명항과 실제 거리로는 꽤 가깝지만 석호를 빙 둘러서 가야하기 때문에 다시 속초 시내를 가로질러 돌아가야 한다.
아바이마을은 이제는 꽤나 아는 사람도 많은 실향민 정착촌이다. 한국전쟁 1.4후퇴 때 국군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왔던 피난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모여 살게된 아바이 마을에서 만난 대부분의 노인들은 억센 말투로 여행자들을 대한다. 때로 거칠 것이라는 오해도 많지만 실상 그들은 청춘을 고향에 두고 온 사람들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갯배는 애초에는 물자를 실어나르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오징어순대와 함께 아바이마을을 방문한 여행자들의 1순위로 체험해야 할 것이 됐다.
작은 상자같은 배에 오르면 배에 엮인 철근 줄이 이쪽편과 저쪽편까지 이어져 있다. 이 배가 움직이는 원리는 쉽게 설명하자면 그 줄을 연이어 당겨 배를 건너편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배가 움직이는 거리는 기껏해야 20~30m. 맨손으로 당길 순 없고 쇠꼬챙이가 몇 개 있어 배 위에 오른 남자들이 나서야 한다.
근데 이게 또 쉬워보이면서 은근히 까다롭다. 적절한 각도로 줄을 잡아당겨야 하는데 자꾸 미끄러지는 것이다. 옆에서 여자들은 그것도 못하느냐 비웃음을 날리고 아이들은 그게 재밌다고 까르르 웃는데 참 난감하다.
결국 배 위에 탄 남자들 중 아바이 마을 노인 한 분이 10여 명이 탄 배를 혼자 움직여 건너편에 도착했다. 배 위에 모두가 즐거워하는 모습에 이 갯배가 속초의 새로운 명물이라는 절로 인정하게 만든다.
속초, 여기는 꼭!!
1. 이미 맛집 애호가들에게 널리 알려진 속초 중앙시장에 위치한 속초 시장닭집의 닭강정은 전국에서 닭강정 맛을 보러 온 사람들로 평일에도 인산인해다.식은 후 바삭하면서도 쫀득쫀득한 양념이 살아나 더 맛있는 닭강정은 맛도 유명하지만 영양에서도 최고다. 몸에 좋은 허브와 땅콩, 아몬드, 잣, 호두 등 10여 가지의 견과류가 뿌려져 있어 여성들에게는 피부미용, 남성들에겐 간, 아이들에겐 아토피에 좋은 영향을 준다.
2. 갯배 선착장 일대는 생선구이 골목으로 상권이 형성될 만큼 속초 도심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장소다. 특히 20년째 생선구이 메뉴로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88생선구이전문점은 10여 가지의 생선과 담백한 시래기 국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돋궈준다. 1인분 만원
3. ‘아바이 마을’에서 오징어 순대를 빼놓으면 섭하다. 명태로 순대를 만들어 ‘통심이’란 이름을 붙여 명절 음식으로 먹던 데서 유래했다. 명태가 귀해지면서 명태 대신 오징어로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이 지역 최고의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오징어 배를 가르지 않고 내장을 꺼낸 뒤 찹쌀ㆍ고기ㆍ야채 등으로 소를 넣고 쪄 내 짭짤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진양횟집은 40여년째 오징어 순대를 팔고 있는 원조로 오징어 순대 한 접시(2마리 2인분)에 1만원이다.
4. 범바위 영랑호 중간지점 서남쪽에 잠겨있는 큰 바위로서 위엄이 당당하며 마치 범 형상으로 생겼다고 하여 범바위로 불린다. 옛날에는 범이 출범할 정도로 살림이 울창하고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고 한다.
범바위 바로 옆(동쪽)에 금장대란 정자가 있었으나 지금은 시멘트로 축조한 6각으로 된 기단부만 남아있다. 6.25때 이 지방 수복에 공이 많은 11사단장 김병취 장군의 공적을 그리기 위하여 세운 정자였다.
5. 엑스포타워 엑스포타워는 74m의 높이의 전망타워다. 자연, 환경, 관광을 모티브로 발전하는 강원도의 미래를 상징하였으며 나선형의 구조는 아름다운 여인상을 연상케 한다.속초시 청초호 주변 녹지공원내에 위치하고 있어 산과 호수가 어울리는 자연공원속의 하이테크 전망타워 이다. 전망대 전체 수용인원은 100여명 정도이며 전망대에 오르면 설악산 달마봉, 울산바위, 대청봉까지 조망 가능하며 속초시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수 있다.
글 사진: 남궁진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