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농촌관광을 다시 생각한다.

요즘 지방 신문을 보면 “지방(농촌) 소멸”에 대한 지역의 위기를 알리는 기사가 넘쳐난다. 1960~70년대 필자도 논과 배 과수원, 그리고 넓디 넓은 국유지 초원만 보이는 농촌의 시골 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마을 인구의 절대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던 시절이다. 그 속에서 같이 놀던 친구가 최근 농축식품부 장관이 되었다.

직장을 찾아 도시로의 인구 이동이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지금 전국의 농촌 지역에서 농사에 종사하는 인구층은 70~8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농촌의 인구 소멸뿐 아니라, 인구 고령화도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면 농촌을 이대로 방치해야만 할까? 농촌의 주 소득원은 1년 농사를 짓는 쌀 생산, 각종 과일 및 채소 그리고, 축산과 낙농 등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타 산업에 비해 소득 수준이 결코 높을 수 없는 구조이다.

요즘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관광 산업이 농촌(시골)관광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농어촌 정비법”에 농어촌 휴양사업이란 분류가 있는데, 농어촌 휴양관광단지 사업, 관광농원 사업, 주말농원사업, 농어촌 민박사업 등 4 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상당한 투자가 아니면 농촌 주민 개개인들은 엄두도 못내는 사업들이다.

유럽의 국가들이나 미국, 캐나다 또는 일본의 농촌 지역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깨끗하게 정비된 마을이다. 그러니까 자꾸만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농촌 하면 떠오르는 것이, 퇴비 더비, 여기저기 흩어진 비닐 조각들, 퇴락한 농촌 주택, 그리고 열악한 도로 환경 등이다. 이런 상황에 농촌관광이란 말이 선뜻 나오기 어렵다.

1999년부터 농협이 시작한, 농가에서 숙식하면서 농사·생활·문화체험과 마을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여행인, 홈스테이(Home Stay)“, 팜스테이(Farm Stay)“ 사업은 지금 생각해도 당시로는 파격적인 아이디어였다. 지금 잘 되고 있는 곳은 아직도 운영되고 있으나 시작할 때 만큼의 열기는 식은 상태인 듯 하다.

또한 자유무역 협정(FTA)등으로 쌀 시장이 개발 되자, 어려운 농업, 농촌, 농민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2004년부터 전개된 “1사1촌(1社1村)운동”도 아이디어가 참신한 농촌 살리기 운동이었다.

문제는 농촌의 물리적 환경 개선 사업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퇴락한 도로 및 주택으로 남아 있는 오늘의 농촌의 현실을 만든 것이다.

최근 배 과수원을 보면, 한창 화접을 할 시기에 인력을 구하지 못해 분무기 형태로 배꽃 인공수분(배 화접)을 하고 있는 곳을 많이 볼 수 있다. 지금도 1사1촌을 제대로 하여, 수도권의 기업 직원들이 농촌 일손을 도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부문이다.

중국산 농산물이 밀려들어 국산 농산물이 설 자리가 없어진 농촌을 살리는 길은 모든 국민들이 다같이 나서서 생각해 볼 문제이다. 최근 우크라니아.러시아 간 전쟁으로 곡물가격이 급작스레 인상되고 있다. 이들이 생산하는 밀, 감자, 해바라기 씨 등이 수입되지 않으니, 제과 가격이 올라가고, 식용유 가격이 올라가고 있으며, 햄버거 가게에서는 튀김 감자가 사라졌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것은 로컬푸드를 구매하여 사먹는 것이 그 실천의 하나이다. 1991년 추진했던 “신토불이(身土不二) 캠페인” 도 따지고 보면 요즘 너도 나도 이야기하는 ESG경영의 모범 사례가 될수 있다.

한국의 농촌 관광을 활성화 하려면 무엇을 우선 순위로 해야할까?

첫째, 구미주나 일본 같이 농촌 마을의 환경 정비가 잘 되어야한다. 그래야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도시 거주민들을 유치할 수 있다. 새마을 운동 본부 같은 곳에서 10년 정도 집중하여 농촌 환경 정비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으면 좋겠다.

둘째, 농촌은 일손이 늘 부족하다. 또한 인건비도 비싸고 인력을 구할 수도 없다. 적기에 생산해야 하는 농산물을 거두어들이지 못하면, 1년 농사를 망치는 것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1사1촌 운동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전국의 농촌과 결연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 시킬 필요가 있으며, 공공기관은
경영 평가 항목에 이를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

셋째, “로컬 푸드 소비하기 운동”을 민간 단체에서 지속적으로 벌일 필요가 있다. 국산이 비싸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의 건강과 환경 보호, 농촌 살리기의 일환으로 이를 적극 실천하였으면 좋겠다. 이는 탄소 발자국 줄이기, 탄소 중립 정책과 연계하여 민간에서 시행해야 한다. 농산물 수출국의 항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넷째, 각 농촌에 맞는 관광 프로그램, 체험 활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각 농촌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즐기고 갈수 있도록 해야한다. 전국이 거의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면, 관광여행객들의 심리적 욕구를 충족 시킬 수 없다.

다섯째, 농촌 관광에 관한한, 관광의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에 눈치보지 말고, 농어촌 정비법을 개정, 보완하여 농어촌 살리기의 일환으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적극 추진해야한다.

농촌이 소멸되고, 지방이 소멸된다고 아우성을 치기전에, 농촌을 살릴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지, 기업의 사회적 기여(CSR)는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면밀히 분석하여, 이용 가능한 자원과 네트웍을 동원하여 코로나 이후, “농촌 관광” 활성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관광.마이스 칼럼니스트 장 태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