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천국 대만에서 즐기는 식도락

음식 천국 대만에서 즐기는 식도락

일찍이 “일리 포모사 (아름다운 섬)” 이라고 유럽인들이 불렀던 대만은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이다. 한국의 경상도만 한 크기의 땅에 약 2천 2백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데, 서울에서 비행기로 약 2시간 걸린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다채로운 음식문화, 원주민 마을 등 볼거리가 풍부한 대만에서 다양한 축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대만에서는 다양한 전통 중국요리를 맛볼 수 있다. 중국요리는 5,000 년의 긴 역사를 지닌 ‘맛’ 을 비롯하여 ‘향기’,‘빛깔’,‘스테미나’의 네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광둥, 원난 등 중국 대륙의 다채로운 요리를 두루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 대만에 모두 있다. 이런 현상은 1940 년대 말 장개석 군대가 중국 대륙에서 대만으로 이동할 때 본토의 요리법이 같이 따라왔기 때문이다.

대만의 대도시에는 으레 야시장이 자리하는데 값싸고 맛있는 음식아 많을 뿐만 아니라 주변에 토속상품을 파는 상점도 있고 발마사지를 해주는 곳도 있어 대만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즐겨찾는 장소이다.

대만에서 가장 큰 야시장이라는 타이베이의 화서가 일대의 야시장에서는 시끌벅적거리는 가운데 음식을 먹으면서 대만 사람들의 소박한 생활과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

 

 

야시장에 등장하는 음식재료는 신선한 어패류가 많으며 즉석에서 요리한 음식을 많이 먹는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매우 좋은 편으로 그동안 중국과 홍콩 등을 여행하면서 적지 않은 중화요리를 먹었지만 대만의 야시장에서 먹은 신선한 어패류를 재료로 한 즉석 음식이 최고였다. 어떤 해산물 요리는 입에서 솔솔 녹는 것 같았다.

야시장에 등장하는 음식도 매우 독특하다. 뱀요리라고 하여 살아있는 뱀을 손님이 보는 앞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주곤 죽여서 뱀술, 뱀탕, 뱀구이 등 갖가지 요리로 만든다. 흥미로운 점은 여성들이 이것을 전혀 꺼리낌없이 먹는다는 점이며, 일부 남성 관광객은 정력증진에 좋다고 열심히 먹는다.

살아있는 자라나 개구리, 거위 등을 재료로 한 요리 또한 흥미롭다. 자라는 뱀과 같이 먼저 머리를 잘라내고 피를 받아 알콜 도수가 40도 쯤 되는 술과 함께 마신 후 부위별로 삶아 먹는데 보기에는 징그럽지만 이곳에서는 좋은 보양 식품으로 여긴다. 머리만 댕강 잘려진 오리나 닭 같은 것은 누가 먹을까 (?) 궁금했는데 남자들은 물론 젊은 아가씨들도 주문하여 야금야금 살코기를 소스에 묻쳐 맛있게 먹는다.

 

야시장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는 딤섬과 만두, 그리고 국수류가 있다. 딤섬은 한입에 쏙 들어갈 정도로 예쁘게 빚은 음식을 통틀어 말하는데 우리의 만두와 비슷한 것부터 교자, 춘권, 연잎에 산 밥 등 다양하다. 지지고 튀기고 찌는 등 음식을 요리하는 방법이란 방법이 모두 동원된 것이 딤섬인 셈이다.

딤섬을 먹을 때에는 차를 곁들이는데 이를 얌차 (飮茶)라고 한다. 얌차를 마시기 전 사람들은 검지, 중지, 약지를 모아 테이블에 세 번 정도 두드리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자신의 잔에 차를 따라주는 상대방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한다.

야시장에서 우롱차, 룽징차, 샹피엔차 같은 중국 고유의 차를 마셔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우롱차는 녹차와 홍차의 중간인 반 발효차로 독특한 풍미를 지니고 있으며 몸의 기름기를 빼고 비만을 예방할 수 있어 이곳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차이다. 룽징차는 발효시키지 않고 정제한 녹차로 솥에 볶아서 가열하므로 우리나라의 녹차와는 향과 맛이 약간 다르며 티에관인차는 우롱차의 일종으로 맛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약간 달콤한 맛이 있고 여러 잔 마셔도 거부감이 없다. 샹피엔차는 우롱차에 재스민 꽃잎을 섞은 차로 재스민 차라고도 하는데, 재스민이 강한 향기을 내므로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즉석에서 갈아주는 열대과일의 맛도 뛰어나다. 원래 대만은 과일의 천국이란 애칭을 갖고 있는데, 구아바, 타이완 테이블, 파파야, 망고 등 갖가지 과일이 다량으로 수확되기 때문이다. 신선한 과일을 재료로 한 음식 역시 뛰어난 맛을 내는데, 과일요리는 중국요리를 먹은 후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디저트로 많이 쓰인다.

대만의 전통음식은 원주민들의 토속적인 음식과 상하이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요리마다 독특한 풍미를 간직하고 있으며 맛이 뛰어나다. 섬나라의 특성에 맞게 풍부한 해산물을 식재료로 많이 사용하며 생강과 돼지기름을 즐겨 사용한다.

담백하면서도 혀 끝에서 부드럽게 녹는 맛이 일품인 대만 음식에는 소스를 곁들인 요리가 많다. 소스는 약간의 양념이 가미되어 있고 달짝지근하며 기름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야시장에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많지만 큰 음식점에서는 서양식 코스처럼 음식이 순서대로 나온다. 먼저 쌀밥과 요리를 먹고 탕은 나중에 먹는데, 차거나 마른 음식에서 따뜻하고 국물있는 음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이다. 일부 음식에서는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여 우리의 입맛에 안맞는 것도 있는데 이럴 때에는 주문할 때 빼거나 적게 사용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대만에서는 하루 세끼를 모두 밖에서 사먹는 사람이 많은데, 이처럼 외식문화가 대만에서 발달한 이유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왕성하고, 여성의 권익이 잘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젊은 부부의 집에는 부엌이 아예 없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타이페이에서는 미국의 맥도날드 햄버거나 켄터키 치킨집, 그리고 일식집, 한국 음식점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고유 음식점들이 많으므로 출장을 나온 한국인이 음식 때문에 고통을 받는 일은 드물다.

 

대만에서 맛보면 좋은 음식으론 만한츄안시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음식은 세계 제일의 미식가를 자부하는 중국인들이 일생에 단 한번만이라도 먹고 싶어하는 요리이다. 원래 만한츄안시는 청나라 때 비롯된 음식이다. 궁전에서 설날이나 황제탄신일 , 황제의 혼례식 같은 때 황제가 몸소 주최하는 연회에 등장했던 음식들이다. 만주족과 한족 사이에 전해지는 온갖 산해진미가 108 종에 걸쳐 3 일 밤낮으로 식탁에 나온다.

 

 

 

이때 등장하는 음식으로는 곰발바닥, 애저통구이, 너구리 고기와 조림, 제비둥우리와 성게 스프, 산토끼와 산새의 골, 공작고기 등 우리에겐 낯선 음식들이다.

현재 이런 음식을 모두 맛보기는 불가능하지만 유명 호텔에서는 축소된 만한츄안시를 맛 볼 수 있다. 청나라 궁중의상을 입은 여성이 음식 시중을 들며, 금빛과 은빛나는 그릇에 다채롭고 향긋한 음식이 담겨 연속적으로 나온다. 가격은 비싸지만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다.

 

 

대만에선 음식 문화 뿐만 아니라 볼거리도 풍부하다. 기나긴 중국 역사의 축소판이 대만에 그대로 다 있기 때문이다. 대만 원주민이 사는 진솔한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있다. 타이페이 교외에 있는 우라이에 가면 토속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다. 대만 중부에 있는 포모산의 구족문화촌도 유명한 곳이다. 관광객들에게 원시부족 주민들은 전통의상을 입고 다채로운 춤과 노래를 보여준다.

대만의 중국요리는 국립 고궁박물관의 귀중한 문화재와 아름다운 자연들과 더불어 그들이 아끼는 관광자원이다. 대만의 전통요리는 물론 중국 대륙의 다채로운 음식, 나아가서는 세계 각국의 음식들도 고루 맛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은 대만을 ‘식도락가의 천국’ 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여행정보

대한항공, 아시아나, 중화, 에바, 캐세이퍼시픽, 타이항공 등 6개 항공사가 인천-타이베이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대만의 시차는 우리보다 1시간 늦다. 대만의 국토의 면적은 한국의 경상남북도를 합친 정도다. 인구는 2천 3백만명. 인구 밀도가 높다.

무비자로 30 일까지 체류가 가능하며 장기 체류를 원할 경우에는 주한국 타이베이 대표부 (02-399- 2769) 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대만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110V이므로 주의할 것. 대부분의 호텔에는 소형변압기가 구비되어 있다. 대만에 대한 추가 자료는 대만 관광진흥청 (02-732-2357, www.tourtaiwan.or.kr) 에서 구할 수 있다.

글 사진: 허용선 작가 2014 03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