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모르는 진짜 후쿠오카를 찾아서 2

전통 공예품과 현지인의 음식을 만나다.

카와바타 아케이드
후쿠오카에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렀다 가는 대형 쇼핑센터 ‘캐널시티’. 지극히 현대적인 이 건물 뒤에는 이와는 전혀 다른 전통적인 분위기의 ‘카와바타 아케이드’ 가 펼쳐진다. 이곳은 그야말로 현지인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하는 상점가로, 일본 전통 공예품들을 비롯해 의류, 식료품, 식당 등 다양한 상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곳곳에 위치한, 화려한 의상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눈에 띈다. 범상치 않은 분위기다. 이 상점가가 위치한 곳은 후쿠오카 최대 유흥지인 나카스로, 유흥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위한 일명 ‘홀복’ 을 판매하고 있는 것.

카와바타 단팥죽 광장, 두경아기자

대신 이곳에는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의 즐겨 먹는 소박한 식당가가 줄이어 이어진다. 시장 중앙부에는 전통방식의 단팥죽을 파는 ‘카와바타 단팥죽 광장’ 이 있다. 광장이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는 이곳이 단팥죽을 판매하는 공간이면서도 각종 하카타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간이 인포메이션 역할을 겸하기 때문이다. 마쯔리 (축제) 에 사용되는 카자리야마도 전시되어 있어 분위기를 더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곳은 다이쇼 초기(약 1912 년), 카와바타 거리에 문을 열었는데, 큰 인기를 얻어 하카타 3 대 명물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1985 년 문을 닫게 됐는데, 이를 안타깝게 여긴 상점가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다시 문을 연 것.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한 그릇에 500 엔인 단팥죽은 달짝지근한 맛이 특징이다. 멋 내지 않은 단팥죽 그대로의 맛을 떠올리면 좋다. 포장된 형태로도 판매되고 있으니, 언제 어디서든 데우기만 하면 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다.

햄버거와 샌드위치, 스파게티를 파는 ‘LA 디너’ 에서는 점심 무렵 단돈 100 엔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샌드위치를 판매한다. 이중 두툼한 돈가스를 넣은 돈가츠샌드위치만 200 엔이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올빼미 카페’는 실제로 올빼미들을 만지며 놀 수 있는 독특한 공간으로, 요즘 인기 있는 핫한 카페 중 하나다.

하카다라멘을 모르는 일본인은 없다. 두경아기자

 

쇼와 45 년(1970 년)에 창업한 전통 있는 ‘ 하카타 가와바타 도산코 ’(라멘집)나 24 시간 영업하는 하카타라멘 하카타나도 저렴한 가격(300~500 엔)에 진한 국물의 라멘과 교자(만두)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반찬과 도시락’ 상점에서는 이름 그대로 깔끔하게 조리된 반찬이나 도시락을 판매한다. 이 지역 사람들이 주로 먹는 반찬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상점이나 축제에서 보이는 수많은 등들은 누가 어디에서 만들까? 몬타제등점에서는 다양한 크기의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게다가 신사나 절에서 쓰는 각종 제품들을 판매하는 상점도 있으며, 커튼이나 옷 등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 수 있는 패브릭을 판매하는 숍도 있다. 수공예로 부채나 젓가락 등을 판매하는 상점도 바로 이곳에 있다.

가와바타 아케이드, 두경아기자

주소 후쿠오카시 하카타구 카미카와바타마치 6-135
가는법 나카스가와바타역에서 걸어서 5 분
전화 092-281-6223
영업시간 점포마다 다름

마노시마시장거리 전경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만나다

미노시마 시장 거리
미노시마 시장 거리는, 야나기바시 시장보다는 규모는 크지만 그에 비해 조용한 편이다. 지붕이 있는 앞의 두 곳과 달리 열린 공간이고, 비교적 드문드문 상점이 위치해 있어서 북적이는 분위기를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다. 건물도 가게 주인도 모두 20 년 이상 된듯한 분위기. 세련되지 않아서 더 좋은 시장이다. 큰 기대 없이 동네 산책 하듯 천천히 걸으며 둘러본다면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거리에는 호스텔 ‘코스텔 미노시마’ 가 있어서 시장거리에서의 숙박이라는 독특한 체험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도 여느 시장처럼 과일 가게, 슈퍼마켓, 생선가, 꽃집, 소박한 식당이나 베이커리 등이 들어서 있다.
이 중 작고 예쁜 가게에 눈길이 간다. 이 곳 인기 숍인 타이야키(붕어빵) 가게다. 모양은 한국 붕어빵과 비슷하나, 그것보다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버전이다. 단팥이나 크림 등 다양한 소를 넣어 만든 네 가지 붕어빵은 하나에 160~220 엔, 붕어빵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비싸다. 이중 가장 기본적인 맛인 단팥소가 가장 인기.

90년 전통의 카도야식당

시장 거리 한 가운데 위치한 ‘카도야 식당’은 무려 90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우동과 유부초밥을 판매하고 있는데, 맛은 가게의 낡은 분위기처럼 수수하다. 큼직한 유부초밥은 두 개에 150 엔에 구입할 수 있다.
‘월화당 (月花堂)’ 은 빵과 떡을 판매하는 곳이다. 다양한 색깔의 얇은 떡에 검은 깨를 넣어 건조시킨 떡으로 유명하다. 이 거리에서는 나름 유명인사라 잡지나 신문 등에 알려지기도 했다. 당고나 빵 모두 담백한 맛이다.

후쿠오카의 또 다른 명물 ‘월화당’

시장거리 끝에는 거리 분위기와 달리, 모던한 분위기가 눈길을 사로잡는 다코야끼 가게 ‘연야끼’ 가 있다. 다코야끼는 8 개에 500 엔, 음료수는 콜라, 사이다, 오렌지 주스 등이 100 엔이다. 문을 연지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다코야끼는 수준급이다.

눈길을  사로 잡는 ‘연야끼’

이 거리에서 유명한 고로케 가게도 있지만, 불행히도 주인이 건강상의 문제로 문을 닫은 상태다.
주소 후쿠오카시 하카타구 미노시마 1~2 초메
가는법 와나타베도리역에서 도보로 5 분
영업시간 점포마다 다름

글 사진: 두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