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해 인파가 많이 몰리는 지역으로의 나들이가 기피되는 가운데 숲과 섬 등 바이러스 청정 지대가 소규모 그룹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일부 섬들은 너무나 깨끗하다 보니 외부인의 방문을 꺼리는 곳이 있을 정도.
‘서해의 독도’로 불리울 만큼 먼 바다에 위치한 가거도. 너무 멀어서 가기 힘들지만 한 번 가보면 나오기 싫을 만큼 아름답고 싱싱한 먹거리가 풍부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바로 가거도 – 가히 사람이 살만한 섬 – 이다.
독도, 마라도, 연평도와 함께 우리나라 4대 끝섬인 가거도는 서해 최남단의 섬이다.
서울보다 상해가 더 가까운 탓에 옛날부터 해상 무역의 중간 기착지였던 가거도. 오죽하면 중국에서 아침에 닭 우는 소리가 이 섬까지 들렸다고 했을까. 그러다보니 섬 주민들이 간단한 중국어 한 두 마디는 할 줄 안다는 우스개소리까지 있다.
민어와 굴비는 기본이요, 돔과 뿔볼락 등 비싼 어종이 널려 있어서 누구가 초보자라도 낚시대만 던지면 큰 소리 치며 월척 사진을 척척 찍어대는 가거도.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후박나무의 70%가 이 곳에 있는 데다가 여름, 겨울의 철새들이 대륙을 날다가 쉬어 가는 곳이다 보니 섬 자체가 천연 기념물 천국이라고도 불린다.
신안군의 계명항에서 가거도 행 배를 타면 흑산도를 지나야 한다. 흑산도보다 작다고 하여 일제 시대때에는 소흑산도라고도 불렀다는 가거도는 매일 오후 3시에 한 번씩 직항 운행하는 배가 있어서 빠르게 갈 수 있다.
가거도에서 돌아오는 일정에는 흑산도를 들러서 1박 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이른 새벽의 홍어 경매장에서 벌어지는 흥정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의 멋이다. 두 섬 모두 현지 주민이 운영하는 민박을 이용하는 것이 현지의 어촌 밥상을 즐길 수 있는 방법.
가거도는 먼 바다에 위치해있으므로 봄이 육지보다 한 달 정도 늦게 온다. 파도가 많이 일렁이는 겨울의 끝자락이 가거도에서는 4월이니 따뜻한 봄 나들이는 5월부터가 좋다. 파도가 세게 이는 시기는 11월부터이니 가을 여행은 10월까지가 좋다. 원시림과 이끼가 가득하며 그 흔한 데크조차 없는 언택트 섬, 가거도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트래블 앤드 레저 김홍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