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경의 리얼 뉴질랜드#4] 북섬의 끝

와이토모 동굴

와이토모의 세 군데 대형 동굴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와이토모 동굴 투어는 종유동굴을 돌면서 동굴의 자연과 생태에 관한 설명을 듣고 마지막으로 보트를 타고 반딧불이를 관찰하게 된다.

와이토모 동굴에는 고드름을 형성하는 한방울 크기가 떨어지는 데 2주 걸린다고 하고, 2m 이상의 기둥은 2500만년~5000만년 동안 동굴의 장관을 만들어낸다. 동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맞으면 축복이 온다고 하는데, 머리에 두 방울이나 안착해 주셔서 감사했다.

오전 8:30분에 시작하는 투어는 아침 일찍이라 그런지 우리 셋밖에 없어서 VIP 대접을 받았다. 가이드가 평소에는 40명 이상 관광객을 이끌고 혼자 설명만 하다가 끝나기 일쑤라는데, 우리를 위해 평소 잘 안가는 코스도 가주고, 촬영금지인 곳에서 사진까지 찍어 주는 센스를 발휘해 주어 더욱 감사했다.

어드벤처급의 와이토모 동굴투어는 반딧불이를 볼 수 있어서 더욱 유명하다. 반딧불이는 9~11개월 수명으로 어둡고 습한 동굴을 선호하며, 더 젊은 유충일수록 밝은 빛을 발하게 된다.

보트투어를 하면서 동굴 천장에서 반짠반짝 빛나는 반딧불이를 보니 은하수 같은 아름다움이 환상 그 자체였다. 마오이족은 이를 티티와이라고 부른다는데 ‘동굴 속의 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우주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우주선에서 본 지구의 모습 같았다.

지하로 몇 계단 더 내려가니 동굴의 평평하고 넓은 공간이 있었는데 바닥부터 천장까지 15m나 되다보니, 200명 정도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어 케니지 같은 분들의 콘서트도 진행한다고 한다. 가이드왈 동굴의 울림이 만들어내는 사운드가 예술이라면서, 다음 기회에 꼭 동굴콘서트를 보러오라고 하였다.

양털깎기쇼

아그로돔에서는 각지에서 온 특유의 양들을 구경하고, 어린 양이 좀 힘들어 보였던 양털깎기쇼를 보았다. 양들마다 묘하게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고 표정도 우스꽝스러워서 양 인형인지 진짜 양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로토루아

뉴질랜드 전역을 통틀어 최고의 관광도시인 로토루아는 코를 찌르는 유황냄새, 뿌연 증기 가득한 온천호수, 하루에도 몇 번씩 솟구치는 간헐천이 인상적이었다.

테푸이아는 로토루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지열지대이다. 포호투 간헐천에서는 남반구 최대 크기의 간헐천으로서 최대 30m까지 분출하는 모습, 키위하우스에서는 뉴질랜드의 국조로 날지 못하는 놀라운 새를 발견할 수 있고, 냐 모카이이코코 머드풀에서는 머드가 끓고 있는 모습, 와카레와레와 간헐천 테라스에서는 증기를 세차게 내뿜는 모습, 냐라라투아타라 요리풀에서는 아마로 엮은 바구니를 끓는 물에 넣어 요리하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뉴질랜드 북섬에서 타우포 호수 다음으로 큰 호수인 로토루아 호수는 뉴질랜드판 로미오와 줄리엣인 하히네모아와 투카네카이의 전설적인 사랑으로 유명하다.

타우포 번지대

로토루아 타우포 화산지역은 환태평양에 놓인 까닭에 광대한 화산지열의 모습이 독특하다. 와이망구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열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1886년 격렬한 화산폭발로 여러 개의 분화구로 구멍을 뚫었고 현재 땅속을 통과하는 지열적인 유채를 땅 표면으로 나오게 했다.

타우포 번지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점프대에 서면 까마득히 먼 와이카토 강의 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뛰어내리는 순간 물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헬스게이트

헬스게이트는 크고 작은 유황천으로 이루어진 지열지대로 머드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머드팩 백만개를 풀어놓은 듯한 진흙 목욕탕에서 여행 중 지친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었다. 뉴질랜드에서 온천을 즐긴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레드우드 트리워크

레드우드 트리워크는 22개의 삼나무를 이어 만든 21개의 현수교 위를 걷는 숲 체험이다. 12m 높이의 나무 위에서 총 553m의 트리워크를 걸으며 경이로운 숲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나이트워크는 어둑하고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삼나무 숲속에 있으니 묘한 기분이다.

와이오타푸 서멀 원더랜드

와이오타푸 서멀 원더랜드는 화려한 예술가의 팔레트로 불릴만큼 로토루아 지열지대 중 가장 화려한 컬러의 간헐천으로 유명하다. 타라웨라 화산과 로토마하나 호수까지 총 1시간 50분 정도 하이킹하고 호수에서 처음으로 흑조를 보고는 버스를 타고 다시 내려왔다.

Warbrick 테라스에서는 오래된 테라스 위에 생겨난 여러 빛깔을 띤 레인보우 분화구를 볼 수 있다. 아름다운 빛으로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8번 포인트에서 에코분화구 및 프라이팬 호수에서 이산화탄소와 수소 황화물 방울이 올라와 끓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합 조개온천은 온천수의 물 속에 있는 풍부한 실리카가 독특한 조개 모양의 테라스를 형성해서 인접한 내천의 온도를 유지하게 해 준다. 이 온천들은 고온성 박터리아 서식지이다. 실리카 종유석은 석회석 종유석과 유사한 방법으로 광물이 풍부한 물이 뚝뚝 떨어지며 흘러서 생긴 것이다.

이제 마지막 날의 와이너리 투어를 끝으로 북섬에서만 2270km 달리고는 경이롭다는 남섬으로 이동한다.

글 사진:서원경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