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김홍덕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주범으로 지목된 천산갑에 대한 글로벌 눈초리가 따가와지는 가운데 Wildlife Justice Commission (WJC; 야생 정의 위원회)가 천산갑의 날을 맞아 ‘확장: 천산갑 비늘 밀거래의 가파른 증가’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비늘 밀거래로 인해 멸종 위기로 내몰린 천산갑에 대해 이 보고서는 대규모 천산갑 비늘 밀거래를 초국가적인 조직 범죄로 다뤄야 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첨단 수사 기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2016년 1월 1일 ~ 2019년 12월 31일 기간 동안 보고된 압수 데이터 분석과 WJC의 자체 조사 결과를 결합해 천산갑 비늘의 초국가적인 밀거래에 대한 범죄 역학과 경향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밝히고 있다. 비늘 밀거래가 조직 범죄에 매우 취약한 만큼 이 보고서는 비늘 밀거래에 조사와 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천산갑 비늘에 의학적 가치가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천산갑 비늘은 중국 전통 의학의 재료로 사용되어 왔다. 이 분석에서는 나이지리아와 베트남 등 천산갑 비늘 밀거래가 활발한 국가에서의 밀매 경로, 운송 방법 및 시 등에 관한 자료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분석 결과, 조직 범죄망 때문에 밀거래되는 천산갑 비늘의 양이 매우 많을 뿐 아니라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16~2019년에는 52건의 압수를 통해 206.4톤에 달하는 밀수 천산갑 비늘을 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압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밀거래 압수 물량 중 거의 3분의 2(132.1톤)가 지난 2년 동안(2018~2019) 이뤄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WJC 정보국장 사라 스토너(Sarah Stoner)는 총 수치가 밀거래되는 전체 천산갑 비늘 중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라며 “그 이유는 밀매되는 천산갑 비늘 중 대부분이 적발되지 않고 통과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재로 WJC는 베트남에서 천산갑 비늘 비축량(3년 동안 16톤 이상)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밀거래 규모를 수량화하고자 추가적인 차원을 더하는 조사 접근법을 시행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분석에서는 상아와 천산갑 비늘 밀거래 간의 관계와 이것이 범죄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도 조사했다. 상아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조직 범죄망들은 상품 유형을 천산갑으로 바꾸었고 이윤폭을 유지하기 위해 비늘 운송으로 전환했다는 것
스토너 국장은 또한 야생동물 조직 범죄는 종별로 구체적이지 않고 오직 가격이 높은 상품과 수익만이 이들의 관심사라며 “마진이 좋다면 조직 범죄망은 다른 종으로 전환할 것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려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만 집중하기보다 범죄적인 관점은 물론 초국가적인 차원에서 야생동물 조직 범죄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